사람을 외롭게 한 아픔
조병우 목사
김천제일교회
어떤 부부가 오랜 세월을 살아온 뒤에 서로에게 질문을 했다. 먼저 아내가 남편에게 당신이 나와 결혼을 해서 살아오면서 가장 용서하기 어려운 일이 무엇인가를 물었다. 이때 남편이 아내를 향해서 이렇게 대답을 했다. 당신에게 가장 용서하기 어려운 상처는 나를 외롭게 한 잘못이라고 했다고 한다.
사람이 살면서 함께 하는 것으로 가장 큰 감사가 되는 것은 외롭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어쩌면 사람에게 외로움은 가장 두려움을 주는 공포의 대상과 같은 것이다. 그래서 사람에게 가장 두려운 형벌은 독방에 가두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도 창조하신 사람에게 홀로 있는 모습이 외로워 보여서 배필을 만들어 주셨고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하셨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행복 가운데 하나는 함께 하는 것 자체이고, 그 ‘함께’가 주는 행복감은 바로 외로움이 그 삶에서 떠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은 함께 있다고 반드시 외로움이 떠나가는 것은 아니고, 떠나 있다고 외로워지는 것도 아니다. 어떤 관계란 함께 있는 것이 오히려 더욱 외로움을 느끼게 하는 사람도 있다.
꽤 오래전에 시리즈로 나온 책 가운데 ‘남자들은 왜 여우같은 여자를 좋아할까’라는 제목의 책이 나온 적이 있다. 이 책의 내용을 다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그 내용은 바로 상대에게 반응할 줄 아는 사람이 상대를 행복하게 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에게 있는 영화나 음악, 운동이나 취미 같은 요소들은 사람이 외로움을 극복하는 데 아주 많은 도움을 준다. 사람들을 만나보면 자신이 외로움을 견딘 과정들은 너무도 생생하게 기억하면서도 자신이 다른 사람을 얼마나 외롭게 했는가를 의식하지 못하는 일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든다. 외로움이 가시지 않는 관계는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은 스스로를 외로움이라는 감옥에 가두어 버린 사람이다. 이런 삶은 매우 자기 파괴적 삶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어떤 영화에 나온 한 대사가 퍽 오랫동안 마음에 아픔처럼 느껴졌었다. “나는 너와 외로움을 서로 합치기 위해 결혼을 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각자에게 있는 외로움을 함께 공유하면 가장 친한 친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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